요즘 뭐 좋아해? 에디터 X가 된 대홍인의 취향 큐레이션
May The 4th Be With You
‘May the Force be with You(포스가 당신과 함께 하길)’ 매년 5월 4일은 전 세계 스타워즈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스타워즈 데이’다. 이날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리즈물인 스타워즈의 이 대사에서 시작됐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MAY the FORCE be with you, May the 4th…
스타워즈 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팬들은 코스튬을 입고 스타워즈 시리즈를 단체 관람하거나 스타워즈 테마의 파티를 연다. 디즈니와 여러 기업에서도 이 같은 팬들의 호응에 부흥해 한정판 굿즈를 출시하거나 컨텐츠를 공개한다. 디즈니 스토어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개봉 25주년을 기념해 에피소드 1의 최종 보스 ‘다스 몰’의 광선검을 한정 판매했고 유니클로는 아티스트 카와무라 코스케와 함께 스타워즈 포스터 그래픽을 활용한 UT를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스타워즈 행사가 열린다. 올해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스타워즈 데이 행사에도 어김없이 제다이의 포스가 충만했다. 팝업존과 팬 퍼레이드, 샌드아트 전시와 드론쇼 등 수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아 스타워즈 데이를 즐겼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바로 K-제다이 이정재 배우! 그는 오는 6월 공개 예정인 디즈니플러스 <애콜라이트>에서 제다이 마스터 ‘솔’을 연기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출연해 전대미문의 제다이 연쇄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제다이 마스터 솔에게, May the Force be with You…
대한극장, 그리고 Sleep No More
충무로를 영화의 거리로 만든 대한극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958년 개관 후 66년간 소중한 추억의 장소이자 시사회의 메카로 불리던 대한극장이 오는 9월 영업을 종료한다. 어쩔 수 없는 경영 악화로 문을 닫는다니 안타깝지만 반가운 소식도 있다. 내년 4월을 목표로 뉴욕의 ‘슬립노모어(Sleep No More)’ 공연장으로 재개장한다는 것이다.
‘슬립노모어’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 히치콕을 한 방울 더한 이머시브(Immersive) 공연이다. 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공연 형식으로 배우를 터치하지만 않는다면 공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품을 뒤적거리는 건 물론 소파에 앉거나 누울 수도 있다. 참신함을 넘어 파격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덕분에 2011년 초연 후 13년간 롱런하며 수많은 마니아를 낳았다.
슬립노모어 속 공연장은 뉴욕 첼시 뒷골목에 있는 맥키트릭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1930년대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마스크를 쓰고 공연장에 입장하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각 층에 무작위로 내려진다. 같이 온 일행과도 다른 층에 입장하게 해 공연장에서는 완벽하게 혼자가 된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나 자신을 잊고 완전히 극에 몰입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마치 유령이 되어 현장을 엿보는 느낌이다. 한 시간 단위의 공연이 총 3회 반복되는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객 모두 각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이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무언극이라 언어의 장벽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데 Editor X는 솔직히 두 번을 봐도 내용을 잘 모르겠다…)
뉴욕 맥키트릭 호텔, 상하이 슬립노모어가 열리는 맥키논 호텔은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관객들이 작품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게 하는 마법 같은 장소다. 이 때문에 한국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한극장이 선사할 새로운 슬립노모어가 기다려진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어서 모두에게 말하는 비밀
누구나 비밀은 있다. 아무에게도 말 못 할 나만의 비밀.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은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털어놓을 수 있다. 포스트 시크릿(Post Secret) 프로젝트는 여기서 시작됐다. 2004년 미국의 예술가 프랭크 워런은 수신 주소와 ‘비밀을 털어놓으라’는 문구를 적은 빈 엽서 3천 장을 배포했다.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는 비밀이나 고민을 익명으로 털어놓게 한 것. 프로젝트 시작 후 5년 동안에만 15만 통이 넘는 엽서가 도착했다.
이름도, 나이도, 출신 지역도 알 수 없는 사람들의 비밀은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와 후회, 가까운 이에게 받았던 상처, 범죄 피해 경험, 숨기고 싶은 은밀한 취향이나 욕구 등 다양하다. ‘예의 없는 손님에게 디카페인 커피를 줬어요’ 같이 피식 웃음이 나는 것부터 ‘내가 끼고 있는 반지, 네 남편이 사준 거야’ 같은 헉! 하는 내용이나 ‘내가 아직도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는 아무도 내 고양이를 대신 키워주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와 같이 마음이 먹먹해지는 비밀도 있다.
포스트 시크릿 프로젝트는 작은 엽서를 통해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외면하고 싶던 스스로의 비밀과 고민을 떨쳐버리게 한다. 아무도 없는 대나무숲에 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쳤던 복두장처럼 포스트 시크릿이 누군가의 대나무숲이 되어주는 셈이다. 또 엽서를 읽는 사람들은 만나본 적도 없는 이의 비밀에 공감하며 치유받는다. 이처럼 포스트 시크릿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의 정서적 안정과 치유에 도움을 줬고 프랭크 워런은 이 같은 공로로 미국 정신건강협회에서 평생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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