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좋아해? 에디터 X가 된 대홍인의 취향 큐레이션
뭘 좋아할지 몰라 준비해봤어, 나이키 바이 유
봄이 왔다. 새 신을 꺼내 신을 시간이다. 최근 Editor X는 오랜 고민 끝에 나이키 코르테즈를 구매했다. 1972년 출시된 나이키의 첫 번째 운동화이자 중학생이던 Editor X의 기억 속 첫 나이키인 코르테즈. 이걸 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마음에 드는 컬러가 없어서였다. 코르테즈는 매장에서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매번 출시되는 제품 중에는 딱히 당기는 컬러가 없었다.
그래서 만들었다, 내가 원하는 코르테즈를. 기어이 해외 나이키 사이트를 통해 ‘나이키 바이 유(Nike By You)’ 코르테즈를 구매했다. 나이키 바이 유는 2000년 선보인 나이키 ID(NIKEiD)를 리브랜딩한 나이키의 커스텀 플랫폼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의류, 모자 등 품목이 제한적이지만 해외 사이트를 통해 에어포스1, 덩크로우, 코르테즈 등 다양한 신발도 커스텀해 구입할 수 있다.
컬러는 물론이고 재질이나 소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데 윗면과 옆면, 힐, 라이닝 등 적용 부위도 디테일하다. 소재도 모델에 따라 일반 가죽과 메탈릭 가죽, 스웨이드, 빈티지 나일론 등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전면 라벨 디자인, 스우시의 크기와 소재, 운동화 끈을 고정하는 듀브레(Dubrae)와 뒷면 백탭의 프린트까지 골라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운동화를 만들 수 있다.
조만간 한국에도 나이키 바이 유 서비스가 정식 런칭한다는 소문이 있으니, 세상에 하나뿐인 나이키 신발을 원한다면 눈여겨보자.
좋아해요 고레에다.. 고레에다.. 히레카츠?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좋좋소(좋소 좋소 좋소기업)>를 봤다면 정승네트워크의 이미나 대리를 알 것이다. 일 처리는 잘하지만 언제나 시니컬을 넘어서 심드렁한, 질문을 하는 신입 조충범에게는 ‘군대 안 갔다 왔어?’라고 까칠하게 답하는. 올해 초 왓챠에서 공개된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는 정승네트워크 이미나 대리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시리즈다.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는 대학 신입생부터 취업 준비생, 사회 초년생 그리고 정승네트워크의 이미나 대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내용이냐 하면 클리쉐 범벅의 시답잖은 연애사를 가장한 20대 이미나의 하이퍼 리얼리즘 성장기다. 반수를 결심했으나 신입생 환영회에서 말을 튼 학교 동기와 연애를 시작하며 학교를 계속 다니게 되고 군대까지 보낸다. 이후 극장 알바를 하다 만난 영화감독 지망생과 새로운 연애를 하게 되지만 ‘나의 뮤즈’니 ‘예술이 어쩌느니’ 하는 말은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한껏 차려입고 나간 자리는 그의 영화인 친구들과 함께 하는 독립영화 지지 시위였고, 그에게 ‘형’이라 부르는 여자 후배에게 꿀리기 싫어서 아는 척을 했다. ‘미나씨도 고레에다 좋아하세요?’ ‘아, 에에.. 좋아해요. 고레에다.. 고레에다.. 히레카츠?”
이미나를 연기한 김태영 배우는 인터뷰를 통해 ‘어떤 시기에든 미나는 주체성을 찾아나가는 인물이라는 걸 항상 염두에 두었다’고 했다.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또 누구에게나 있었을 20대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총 7개의 에피소드는 러닝타임이 30분 정도로 짧고 전개도 빨라 과몰입해 정주행 하게 된다. 이미나 대리의 아일랜드 유학 떡밥도 확인할 수 있으니 <좋좋소>를 재미있게 봤다면 더욱 추천한다.
* 중소기업의 현실을 담은 웹드라마 <좋좋소> 시즌 1~3까지는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4~5 시즌은 왓챠에서 제작했다.
** 국내 웹드라마 최초로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에타 이전에 나타
포르투갈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으로 에그타르트가 꼽힌다. 에그타르트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원조가 바로 포르투갈에 있다. 에그타르트의 본명은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 줄여서 ‘나타’라고 한다.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맛은 간단하지 않다. 살짝 그을린 예쁜 샛노란 색에 한 입 베어 물면 파이 껍질이 바삭하게 씹히고 동시에 입안 가득 풍부한 커스터드 크림이 기분 좋게 한다.
나타의 유래는 300년 전으로 올라간다. 대항해시대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의 귀환을 기념해 만든 리스본의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제복에 빳빳하게 풀을 먹이기 위해 계란 흰자의 녹말을 사용했는데, 남은 노른자를 처리하기 위해 나타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도대체 얼마나 빳빳하게 했던 걸까?). 이후 이 레시피를 한 가족이 전수받아 1837년 ‘파스테이스 드 벨렘(Pasteis de belem)’이라는 베이커리가 문을 열었다. 하루에 2~3만 개의 나타가 팔린다는 파스테이스 드 벨렘은 언제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관광객은 물론이고 현지인도 인정하는 맛집이다. 며느리도 모르는 원조집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레시피 전수자, 오너, 공장장 단 세 명. 나타를 만드는 공장에도 이 세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리스본에는 파스테이스 드 벨렘 외에도 다양한 나타 맛집이 있지만 이왕이면 180년 전통의 원조집을 방문해 보자. 보다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에어비앤비 트립을 통해 나타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 나타는 달콤한 포트와인과 같이 즐기면 맛이 배가 된다.
** 포르투갈 3대 나타 가게로 ‘파스테이스 드 벨렘’, ‘파브리카 다 나타’, ‘만테이가리아’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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