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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Story

[ART ROOM] #4.좋은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나간다 / 문준기 CⓔM

 


좋은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나간다
  문준기 CⓔM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말은 적어도 문준기 JCD의 광고 철학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영상 예술인 광고에 매료됐지만 짧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긴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는, 문준기 JCD를 만났다.

 

 

 

▲ 문준기 CⓔM / 크리에이티브솔루션14팀

 

 

 

 

Q.광고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대학 때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처음에는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고 싶었는데,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큰 임팩트를 담아내는 광고 영상에 점점 더 매료돼 광고 일을 하게 됐어요. 다른 광고 회사 3곳을 거친 후 12년 6월 25일에 대홍기획 입사를 했습니다. 6.25라는 특별한 날이라, 입사일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죠(웃음). 현재는 CS14팀의 JCD 겸 팀장으로, 롯데면세점과 파크랜드,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의 광고를 제작하고 있어요.

 

 

 

Q.입사 후 대홍기획은 어떤 곳이라고 느끼셨나요?

 

저는 그 동안 상대적으로 가족 같은 분위기가 강한 회사에서 일해왔어요. 그래서 대홍기획에 입사할 때는, 규모가 큰 회사이다 보니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웃음). 무엇보다도 규모가 크고 무게감 있는 광고부터 상대적으로 라이트한 광고까지, 다양한 스타일과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Q.제작해온 광고 중 특별히 기억 남는 광고가 있나요?

 

팀장으로서 주도적으로 팀을 이끈 건 올해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올해 만든 광고들이 먼저 떠오르네요. 올봄에는 롯데칠성음료의 오랑지나라는 프랑스산 오렌지 스파클링 제품을 제작한 적이 있어요. 처음에 광고주가 해외 촬영을 염두에 두고 시안을 준비해달라고 했는데, 반신반의했죠(웃음). 그래서 국내용과 해외용 안을 함께 준비했는데 해외 촬영을 선택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안 믿었어요. 비행기가 뜰 때까지(웃음). 그런데 결국 진짜 해외 촬영을 가게 됐어요. 유럽은 날씨가 굉장히 변덕스럽잖아요. 헌팅을 다니는 내내 비가 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촬영 당일에는 날씨가 맑더라고요. 그런데 무사히 촬영을 끝내자마자 비가 다시 쏟아졌어요. 정말 하늘이 돕는구나라고 생각했죠. 뭔가 이변의 연속이라 재미있었고, 반응도 좋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2014년부터 2017년 한 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맡아온 롯데면세점 광고도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아요.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방영되고 광고 모델도 많다 보니 그만큼 신경 쓸 부분도 많아요. 올해의 경우에는 내국인 소비자를 타깃으로 캠페인 광고를 제작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롯데면세점(Lotte Duty Free)의 영문 첫 자인 LDF를 한글로 형상화한 ‘냠’이라는 카피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나오는 소리처럼 롯데면세점에서 기분 좋은 쇼핑을 하라는 의미를 담아 재미있게 제작했고, 여러 모델을 통해 단계적으로 캠페인을 선보였습니다.

 

 

 

▲ 롯데칠성음료 오랑지나 TVCF (출처: 롯데칠성음료 유튜브)

 

 

 

Q.평소 아이디어 수집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광고물을 가장 열심히 봐요.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니 광고를 가장 많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사실 광고는 그 어떤 영상보다도 가장 디테일에 공을 들이는, 완성도 높은 영상물이에요. 조명 하나, 소품의 위치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면서 찍게 되잖아요. 그래서 훌륭한 미장센과 아이디어가 담긴 광고 영상을 많이 접하는 것만으로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잘 만든 광고를 보며 자극도 받을 수 있고요.

 

 

 

Q.광고 제작 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오래 고민한다고 꼭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건 아닐 텐데요.

 

맞습니다. 회사에서 12시간, 14시간 앉아있는다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아요. 오히려 프로젝트의 목표를 팀원들에게 충분히 인지시킨 후 자유롭게 풀어줬을 때, 훨씬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차피 한 프로젝트를 맡으면, 특히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퇴근한다고 해서 일에 대한 생각이 바로 오프(OFF)되지는 않거든요. 생각을 붙들고 있다 보면 문득문득 일상생활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도 되는 거 같습니다.

 

 

 

Q.광고 크리에이터가 아닌 팀장으로서 고민되는 지점도 있으실 거 같아요.

 

팀장이 되니 무엇보다도 설득의 기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베테랑 CD님들이 PT하시는 걸 보면, 스토리보드의 아이디어를 다양한 방법으로 너무나 잘 전달하시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아, 연기학원을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진심으로요(웃음). 그래도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저만의 설득의 기술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 LDF '냠' 캠페인 with 슈퍼주니어 (출처: 롯데면세점 유튜브)

 

 

 

Q.광고를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모두가 만족하는 광고를 만드는 거죠. 참 어려운 거긴 한데(웃음), 기본적으로 광고주가 만족해야 하고 제작팀과 기획팀 그리고 함께 일하는 프로덕션과 외주업체들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물론 결과도 좋아야 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결과물을 내겠다고 타이트한 일정을 강요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기보다는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일할 때, 결과물도 잘 나온다고 믿어요. 물론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니까, 분명히 의사전달을 했는데도 실행이 안되면 화를 낼 때도 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평화주의자를 지향합니다(웃음).

 

 

 

Q.광고 디렉터로서 나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요(웃음). ‘남의 돈으로 예술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나쁜 의미가 아니라, 저는 누군가가 원하는 걸 만들어주는 작업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광고는 특화된 분야이니 전문가인 우리에게 작업을 의뢰하는 거잖아요.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 안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전문적인 결과물을 만들어서 보여줄 때의 쾌감이 있죠.

 

 

 

Q.재충전 위해 즐기는 여가생활도 있으신가요?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활동적인 걸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체력 관리를 위해서는 자유수영과 자전거를 타고, 힐링이 필요할 때는 캠핑을 갑니다. 그냥 단출하게 텐트 하나 챙겨가서 아무 생각 없이 쉬다가 오는 거예요. 동료나 친구와 갈 때도 있지만 혼자 갈 때도 있는데, 혼자 가는 것도 나름 재미있어요. 밤에 무서운 것만 빼면요(웃음). ‘불멍’이라고 아세요? 모닥불을 피워놓고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는 걸 일컫는 말인데, 사실 그걸 하기 위해서 가는 거예요. 아무 생각 하지 않고 휴식하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Q.대홍기획 광고디렉터로서 앞으로의 목표나 바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모든 광고인의 꿈이 같지 않을까요? 히트 광고, 히트 캠페인을 만드는 거요. 저 역시 기억에 남을 만한 히트 광고를 만들고 싶고, 그런 광고로 상까지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 같아요. 팀을 이끄는 CD로써는 “저 사람과 같이 일하면 재미있어. 그런데 결과까지 잘 나와”라는 말을 듣는 게 목표예요.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잘 만들어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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