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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The Issue

뉴노멀 시대의 일하는 법

 

글 최두옥 / 스마트워크 디렉터. 다음커뮤니케이션, 토즈에서 일한 후 유럽과 미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워크 R&D 그룹 베타랩(BetaLab)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업무환경 변화

스마트워크 디렉터인 필자가 10년간 노력한 ‘리모트워크’를 코로나는 한방에 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덕분에 한국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라는 형태로 리모트워크를 접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리모트워크가 곧 스마트워크와 동의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리모트워크의 정의는 ‘Work From Anywhere’ 한마디로 ‘일하는 장소’의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일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일을 하기 위해 설비와 사람이 물리적으로 모여있는 사무실에 가야 할 이유가 적어졌다. 일만 잘된다면 사무실이든, 집이든, 혹은 제3의 공간이든 일은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일의 의미도 출근이 아니라 ‘성과로 연결되는 의미 있는 업무’로 변해서, 명확한 목적 없이 이 회의실 저 회의실을 바쁘게만 돌아다니던 진짜 업무 태만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결과로 이어지는 진짜 일이 아닌, 일을 위한 가짜 일도 보이기 시작한다.

필자가 참여했던 한 스마트워크 프로젝트에서 직원들은 그런 가짜 일을 하느라 바빴다. 보고를 위한 회의, 그 회의를 위한 회의, 또 그 회의를 위한 공지와 준비. 그들은 가짜 일에 하루의 절반 이상을 쓰고 있었다. 성과와 직결된 일을 하는 시간은 실무자 평균 약 3.5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겉으로는 법정 최대 근로 시간인 52시간의 어려움을 말하지만, 실제로 진짜 일을 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20시간이 채 안 된다는 뼈때리는 현실을 자각했다. 리모트워크를 하면 이런 가짜 일이 줄어든다. 가짜 일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서 온라인에서는 존재감이 없기 때문이다. 필요 없는 회의가 줄어들고, 실제 안건들이 밀도 있게 논의된다. 물론 한 가지 장애물은 있다.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온라인 소통의 노하우

리모트워크가 힘든 이유 중의 하나는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과는 상반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해서다. 한국말이 안 통하는 독일에서 아무리 한국어로 웨이터를 불러도 주문할 수 없듯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모르면 리모트워크가 어렵다.

우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비대면’이란 특징을 가진다. 만나지 않고 협업툴(슬랙, 잔디, 카톡 등)과 디바이스(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를 통해 소통하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익숙하게 쓰느냐가 곧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연습이다. 재택근무 중에 화면 공유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팀원을 부를 수는 없다.

 

 

또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비동시적이다. 한 메시지가 전달된 후 상대방으로부터 답변이 오기까지의 시간을 대기시간이라고 하는데, 대기시간의 빈도가 잦을수록 커뮤니케이션은 길어진다.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다 동시적이라 짧은 대화가 여러 번 오가야 효과적이다. 그러나 온라인은 반대다. 대기시간을 줄이려면 형식적인 인사는 과감히 생각해야 한다. 메시지의 핵심과 의도를 첫 줄에 전달하고, 상세내용은 뒷부분으로 옮기는 게 핵심이다. 물론 이때도 한번에 전송하는 메시지 길이가 폰 기준으로 화면의 반을 넘어가면 딜리버리 실패다. 한 시선에 핵심이 파악되지 않으면 메시지 자체의 우선순위가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텍스트 중심이다. 동시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록이 디폴트란 의미다. 그래서 글쓰기 역량이 중요하다. 특히 리더의 글쓰기 역량은 성과와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짧게 쓰는 습관, 의도를 명확하게 밝히는 습관, 그리고 팀원이 이해하기 쉽게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따로 글쓰기를 연습할 시간이 없다면 SNS 댓글, 포스팅, 블로그를 순차적으로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좋아요나 댓글이 없다면 내 글이 장황하거나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다.

 

구성원의 정서와 소속감 고취

커뮤니케이션과 더불어 리더의 입장에서 리모트워크가 특히 어려운 이유는 온라인에서 어떻게 팀원의 소속감을 높이고 효과적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을지 막막해서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와 회식을 통해 팀워크를 높였다. 하지만 리모트워크가 일상화되면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부담감은 더 커져 이전보다 빈도가 줄어들 것이다. 이럴 때는 무리하게 오프라인 이벤트를 강행하기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가볍게 자주 만나는 기회를 만드는 게 좋다. 줌(Zoom)을 통한 생일파티나 구글 잼보드를 통한 출퇴근 메시지, 업무와 관련된 온라인 클래스를 같이 듣는 것도 방법이다.

필자가 참여하는 한 조직에서는 2주일에 한 번 ‘랜선 산책’을 한다. 이날은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각자 선택한 산책 루트를 걸으며 줌으로 음성 대화를 나눈다. 인원이 많으면 줌의 소그룹 기능으로 한 팀을 6명 이하로 나눈다. 대략 3~4회 반복되면 직원들의 정서적 결합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본질적으로 소속감이란 ‘함께 일하고 있다는 느낌 혹은 믿음’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우리의 창의력을 결합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의 소속감을 높일 수 있다. 덧붙여 리모트워크상에서 피드백을 줄 때는 업무적인 케어와 함께 팀원 개인의 정서적인 케어가 중요하다. 적어도 2주일에 한 번은 1:1 티타임을 통해 팀원의 업무량, 난이도, 개인적인 어려움, 필요한 지원 등에 대해 듣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길 권한다. 특히 리모트워크 시행 초기 1년 차는 구성원이 리모트워크로 인한 인사상의 불이익이나 성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시기이기에 리더의 정서적 케어 여부에 따라 소속감과 로열티의 수준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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