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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M Report

고객에게 다가가는 브랜드 플랫폼

 

글 김유나 / 서울예술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대홍기획 빅데이터마케팅센터 센터장을 역임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디지털 마케팅,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연구한다. 저서 <디지털 융합시대, 광고와 PR의 이론과 실제> <스마트 광고 기술을 넘어서>.

 


 

소비자와 가까워지는 D2C 전략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IT 활용이 활발한 스타트업, IT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는 대기업 제조사, 유통 마진을 줄여서라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중소기업 제조사 할 것 없이 모두 고객과 직접 컨택하는 D2C 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작년 초 롯데칠성음료가 ‘갓 만든 음료’ 판매를 선언하며 칠성몰을 오픈했다. 당시에는 이례적인 느낌이었지만, 최근 이러한 자사몰을 운영하려는 기업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된 음료를 직배송하는 ‘싱싱마켓’. / 출처 칠성몰 유튜브 캡처

 

D2C의 인기 배경에는 디지털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플랫폼’이 있다. D2C는 제조업체가 중간 유통상,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플랫폼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프로세스가 가능한 것은 생산, 유통, 판매, 마케팅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결된 플랫폼 구조 덕분이다. 최근 D2C에서 D2M(Customer-to-Manufacturer)으로 진화하는 움직임까지 생겨났다. 이는 브랜드가 아닌 생산자(제조 공장)가 직접 고객과 컨택하며 소비자의 입맛대로 제작 및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업이 고객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자사몰은 판매가 아닌 브랜딩의 공간

파이프라인 시대와 달리 디지털 시대에는 제조에서 판매까지 마케팅의 전 과정이 디지털상에서 연결되어 흐른다. 따라서 디지털 생태계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겨냥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많은 기업이 D2C 전략을 도입하며 자사몰을 구축한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어떻게 자사몰을 활성화할 것인가의 문제 앞에서 망설임을 보인다. 구축은 쉬워도 생각만큼 고객이 자사 사이트를 잘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을 모집하기 어렵다 보니 그냥 이커머스에 상품을 납품하라고 말하는 디지털 전문가도 있다. 플랫폼이 넘쳐나는 시대, 어떤 플랫폼을 통해 마케팅할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이슈이지만 브랜드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영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큰 고민이다.

 

이커머스냐 자사몰이냐의 고민이 나오게 된 이유는 자사몰이라는 이름이 주는 패착 때문이다. 몰(mall)이라는 명칭이 주는 한계성 때문에 자사 플랫폼은 마치 구매 사이트로서 이커머스와 경쟁구도에 놓여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사몰과 이커머스는 엄연히 다른 룰로 운영되어야 하는 플랫폼이다.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디지털 생태계는 로그온(Log-on)될 때만 존재하는 세상이다. 어떤 사이트가 만들어지면 온라인상에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만, 실제 접속자가 생기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따라서 디지털에서는 트래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사이트가 존재 가지를 가지려면 명확한 방문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커머스에는 오프라인 백화점 이상으로 많은 상품과 값싼 딜이 존재한다. 따라서 자사몰을 구매 접점으로만 보면 이커머스와 게임이 안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자사몰 방문을 유도하려면 강력한 쇼핑 이상의 가치 즉, 브랜딩이 필요하다. 자사몰은 쇼핑의 공간이 아니라 브랜딩의 공간일 때 존재 가치를 갖는다.

실제 기업들이 자사몰을 구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직접 판매로 인해 중간 마진이 축소되어 수익 구조가 좋아지거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제품 개발에 도움을 받거나, 원하는 방식대로 브랜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몰은 판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라는 것으로 자사 브랜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생태계 구축으로 접근해야 한다. 자사몰, 다시 말해 브랜드 플랫폼은 브랜드의 뉴노멀이라 할 수 있다.

 

D2C, 고객경험의 설계 관점에서 보라

실제로 D2C 전략을 성공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례를 통해 D2C 전략의 본질을 살펴보자.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다. 나이키는 코로나로 오프라인 채널에 큰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매출 급증으로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들의 성공 요인은 남보다 앞선 디지털 전환, 그리고 자체 플랫폼 활용에 있다. 나이키는 2017년부터 뉴욕, 런던, 상하이 등 세계 12개 거점 도시에 초대형 직영점을 내며 현지 유통업체 의존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아마존 납품을 중단하고 자사몰을 통해 직접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이 D2C 전략을 도입한 결정적 계기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운동이라는 영역에서 더 명확한 고객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 나이키는 NTC(Nike Training Club)라는 홈트레이닝 앱을 구축해 고객의 헬스 라이프를 지원하는 유료 구독서비스를 론칭했다.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분석하면 고객이 원하는 신제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개발할 수 있다. 나이키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고객 중심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 소비자와 직접 관계를 맺고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D2C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고 수준의 트레이닝 세션을 무료로 제공하는 나이키의 고객경험 플랫폼 NTC. / 출처 나이키 홈페이지, 앱스토어

 

두 번째 사례는 와비파커(Warby Parker)다. 와비파커는 2010년 와튼스쿨 동기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스타트업 안경 브랜드다. 대부분의 사람은 안경을 구입할 때 얼굴에 어울릴지 테스트하기 어려워 온라인 구입을 망설인다. 와비파커는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고자 고객에게 5개의 안경테를 보내주고 본인의 얼굴형과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했다. 이들이 지향하는 D2C의 핵심은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나은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온라인에서 고른 안경테 5개를 공장에서 소비자에게 무료로 배송, 샘플 착용 후 선택한 제품을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맞춤 제작 안경을 받을 수 있다. / 출처 와비파커 홈페이지

 

세 번째 사례는 서드러브(ThirdLove)라는 브래지어 브랜드다. 서드러브에서는 사이즈별, 재료별로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자체 디자인한다. 고객의 몸에 딱 맞는 브래지어로 빅토리아시크릿에 도전장을 내민 것. 이들은 매장이 아닌 집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신체 측정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을 통해 상반신 촬영 데이터를 전송받아 2차원 영상 데이터를 3차원 측정치로 변환, 적절한 브래지어 사이즈를 추천한다. 또 여성마다 가슴의 크기와 모양이 다른 점에 착안해 중간 사이즈를 개발하는 등 고객맞춤 수준을 한층 향상했다. 서드러브의 브랜드 미션에는 소비자가 브래지어에 기대하는 세 가지 속성인 스타일(Style), 느낌(Feeling), 핏(Fit)이 담겨있다. 기존의 브랜드는 편안한 착용감에 집중했기에 서드러브는 스타일과 느낌까지 모두 제공하는 브랜드를 지향한 것이다. 이들의 D2C 전략은 고객이 특정 브랜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차별화가 핵심이었다.

 

전 세계 250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80개 이상의 브래지어 사이즈를 제공하는 서드러브. 빅데이터 알고리즘으로 고객의 몸에 꼭 맞는 제품을 추천한다. / 출처 서드러브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네 번째는 국내 스타트업 브랜드 코니바이에린이다. 이들은 천아기띠, 아기띠워머, 맘스웨어 등으로 육아를 더욱 편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육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한다. 브랜드 런칭 당시 이커머스와 자사몰을 두고 고민했지만, 결정은 자사몰을 통해 세일즈와 브랜딩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 코니바이에린은 자사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꾸준히 전달한다. 임신한 여성들에게 기분 좋은 언박싱 체험을 제공하고, 소비자 리뷰를 참고해 임산부들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며,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반품률을 최소화하는 등 모든 접점에서 고객경험을 관리하고 있다.

 

입고 벗을 수 있으며 가볍고 스타일리쉬해 전 세계 60여 개 국에서 인기를 끄는 코니바이에린 아기띠. / 출처 코니바이에린 홈페이지

 

자사몰을 활용한 성공 사례들이 주는 함의는 단순히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제품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고 직접 판매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는 것이 아니다. 이는 상당히 기업 중심의 접근이다. 트래픽을 만들 수 있었던 진짜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이들의 서비스를 고객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고객의 불편을 개선하고 제품을 고르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나아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새로운 라이스프타일을 제시해 고객의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즉 이커머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고객에게 팔리는 이유는 제품 이상으로 고객가치를 담은 서비스를 팔았기 때문이다.

디지털에서는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하고, 생활하는 모든 방식이 오프라인과 다르다. 오프라인에서는 구매 접점과 소비 접점이 구분된다. 그러나 디지털은 구매와 소비가 함께 어우러져 돌아간다. 기업 입장에서 자사 플랫폼은 고객 데이터를 얻고 판매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사 플랫폼에서 삶의 편의를 제공받고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로 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고객경험의 설계 관점에서 D2C를 바라봐야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는 디지털에서 마케팅의 목표인 트래픽을 만들 수 있다. D2C 전략, 고객을 찾아가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삶을 도와주는 브랜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D2C 시대에 고객을 레버리지 하는 디지털의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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