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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GING/Insight

[M Report] 맥락으로 살아나는 트렌드, 하이브리드 비거니즘

글 / 대홍기획 전략솔루션본부 CAT부문

 


 

#비건일기 #비건위크 #비거뉴어리 #비건식단 #비건지향, 최근 많이 사용되는 해시태그다. 비거니즘은 2030을 중심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트렌드다.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소비하는 미닝아웃 경향과 맞물려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소비된다. 이들은 비거니즘 철학에 공감해 채식을 넘어 의류, 생활용품을 비롯한 일상의 경험에 비거니즘을 조금씩 입혀가고 있다. 현재 급격히 확산되는 비거니즘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을까? 앞으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발전해 나갈까?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넘어 도약하는 비거니즘을 조망해본다.

 

Vegan is the New black_ 잠깐의 유행일까 vs.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을까

비거니즘이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소수를 넘어 대중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특히 2019년 말, 코로나19 발생을 기점으로 국내외에서 비거니즘의 관심도는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매해 수없이 뜨고 지는 수많은 트렌드 속에서 비거니즘은 얼마나 영향을 미치며 지속될 수 있을까? 여느 트렌드보다 비거니즘을 우선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의 트렌드가 일시적 유행으로 사라질지 혹은 오랫동안 다수에게 수용돼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을지는 두 가지 조건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트렌드가 갖는 ‘의미의 포용성’과 ‘욕구 연결성’이 그것이다.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킨 트렌드는 오래 살아남으며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여진다. ‘미니멀리즘’이 대표적이다. 미니멀리즘은 초기 예술사조로 시작됐지만 음악, 패션, 건축, 문학, 제품디자인 등 삶의 방식으로 확장돼 ‘다양한 의미를 포용’하기 시작했고 시대의 중요한 가치로 정착했다. 또 미니멀리즘은 정보와 제품의 과포화에 피로를 느낀 소비자에게 본질에 집중하고자 하는 ‘욕구와 연결’되며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다수에게 확산될 수 있었다.

 

 

비거니즘은 또한 ‘의미의 포용성’과 ‘욕구 연결성’에서 유사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의미의 포용성’ 차원에서는 과거 극단적인 채식주의, 금욕적, 고행 이미지로 받아들여졌다면 지금은 채식주의, 동물복지, 친환경 등 그 이상의 가치관으로 형성돼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계층을 끌어들인다. 비거니즘이 포용하는 여러 가치 중 ‘채식’은 건강한 식단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친환경’ 가치는 기후위기를 경험하며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가진 이들에게, 동물복지’는 반려동물 경험 증가 등 동물권에 대한 인식을 가진 이들이 늘어나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욕구 연결성’ 차원에서는 세 가지 근본적 욕구와 연결되며 대중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비거니즘의 가장 익숙한 개념인 ‘채식’은 다이어트/피부 관리, 홈트레이닝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건강하고 싶은 욕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후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생존 위협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비거니즘이 갖는 친환경적 가치를 통해 ‘안전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동물 등 다른 존재를 돕는 데서 오는 만족감은 ‘행복하고 싶은 욕구’와 연결되며 이타적인 욕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비거니즘은 의미의 포용성과 욕구 연결성 측면에서 더 이상 소수만을 위한 극단적 채식주의가 아닌 ‘사람, 동물, 환경을 포괄한 총체적인 삶의 안위를 추구하는 주의(Holistic Wellness-ism)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국내 비거니즘은 해외 선진 시장 대비 아직 태동기이지만 이런 요건들을 충족시키며 MZ세대라는 새로운 소비 주체의 등장,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되는 사회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대적 흐름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시장의 White Space_ 비거니즘의 시장 전망은?

비거니즘에 대한 관심 변화는 사람들의 흔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대홍기획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디빅스에 따르면 비거니즘 언급량은 2017년 월평균 25건에 불과했으나 2021년 상반기 기준 월평균 250건에 달하며 약 10배 수준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비거니즘의 연관어 또한 2017년 ‘다이어트’ ‘식단’ 등 건강과 관련된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면 2019년 ‘카페’ ‘베이커리’ ‘디저트’ 등 외식문화와 관련된 연관어가 2021년에는 ‘화장품’ ‘브랜드’ ‘친환경’ ‘오일’ ‘성분’ ‘도자기’ 등 다양한 주제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관심도의 성장에 따라 비건 제품 구매도 증가했다. 롯데멤버스 구매 데이터에 따르면 비건 관련 제품의 구매 건수는 2019년 말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유통되는 비건 제품의 카테고리 개수 또한 2018년 1개에 그쳤으나 2020년 이후 30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확대되며 일상 곳곳에서 비건 제품이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높은 관심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장 규모 자체는 걸음마 단계다. 비건 제품이 출시된 카테고리를 전체로 봤을 때 비건 제품 구매 건수는 전체의 약 0.005%에 불과하다. 높은 관심도에 비해 아직까지는 구매가 많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성장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홍기획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전 카테고리에서 과거의 비건 제품 경험자보다 더 많은 응답자가 향후 비건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응답했다. 아직 시장 규모가 미미할지라도 비건 제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작은 시장이기에 어떠한 카테고리에서도 지배적인 비건 브랜드는 부재한 상황이다. 성장세와 브랜드 경쟁 상황을 고려하면 비건 시장은 아직 발굴하지 않은 시장 기회가 많은 블루오션과도 같아 기존 브랜드 및 신규 진입 브랜드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비건 시장에서 기회를 잡는 법

이미 비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브랜드는 많다. 대표 대체육 브랜드로 자리 잡은 비욘드미트를 비롯해 새로운 구독 서비스로 접근한 비건 화장품 브랜드 톤28, 동물권을 존중하면서도 다양한 스타일로 옵션을 넓힌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 사용 후 퇴비가 되는 친환경 생리대 누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비건 브랜드의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비건 브랜드들. (위 좌부터 시계방향)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 비건 화장품 톤28, 비건 생리대 누르, 비건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 / 출처 @beyondmeat, @toun28_official, vegantigerkorea.com, @Nuresorganic

 

이들의 성공 공식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비거니즘의 맥락을 mix & match 하는 전략이다. 비거니즘이 갖는 의미의 포용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비거니즘을 다양한 맥락으로 받아들인다. 다이어트를 위한 채식에 중점을 둬 받아들이거나,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 혹은 트렌디해 보일 수 있는 요소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비거니즘을 채식주의에 국한하지 않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맥락을 이해해 브랜드에 맞게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홍기획에서는 이러한 맥락을 크게 6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코어비건’ ‘트렌드세터비건’ ‘미퍼스트비건’ ‘트렌드팔로워비건’ ‘그린비건’ ‘포텐셜비건’ 등이다.

둘째, 현 비건 시장의 불편함을 직접 해소하는 전략이다. 대홍기획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비거니즘 실천에 발목을 잡는 요인은 ‘가격이 비싸서’ ‘어디서 구입해야 할지 몰라서’ ‘다양성이 부족해서’ 등이다. 비건 제품의 unmet needs는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고 있는 요소이므로 이를 공략하면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가격 할인 혹은 가격 대비 가치를 높이는 전략, 전문화된 유통 채널 운영 및 기존의 부족함을 보완한 제품으로 접근하는 등이 이에 대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균형감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비거니즘은 의미의 포용성 및 욕구 연결성 차원에서 여러 가지 인식 및 욕구를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여러 요소를 균형감 있게 담아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동물권 보호’ 또는 ‘건강 관리’ 등의 일부 가치에만 집중하게 되면 비거니즘이 갖는 본질적인 가치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반응하는 타깃도 한정적일 수 있다. 따라서 윤리적 가치와 개인적 편익, 트렌드와 개인의 취향 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뤄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거니즘이라는 블루오션, 리더가 되자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체감하며 더 많은 사람이 비거니즘이 지향하는 가치에 공감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 비거니즘을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이 가치는 문턱이 높은 트렌드가 될 수도, 새로운 소비 시장을 창출해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 다르게 변주되는 비거니즘의 맥락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브랜드가 비거니즘이라는 블루오션에서 리더가 될 수 있다. 대홍기획에서는 비거니즘에 대한 더욱 풍부한 데이터와 심층적인 분석으로 앞으로 비건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에게 인사이트와 적절한 전략을 제공해 향후 시장을 리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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